2024. 2. 5. 10:49ㆍ카테고리 없음
결혼에 대하여
최근에 존 비비어 목사님 부부가 쓴 ‘결혼(The Story of Marriage)’를 읽으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이십 년이 훨씬 넘도록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자녀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결혼 생활이라고 딱히 들려줄 자신 있는 말이 없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결혼 생활을 뒤돌아 보고, 앞으로의 결혼 생활에 더 나은 좌표를 설정하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자녀들과 교회나 사회에서 만나는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에게 선배로서 보다 바람직한 길잡이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이 특별히 결혼 생활을 아주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죠. 결혼은 ‘잘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잘 맞추어 사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감정에 치우쳐서 또는 자신의 욕심으로 결혼을 합니다. 감정적이라 함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모든 것을 맡긴 채 불 같은 정열에 자신들의 삶을 결혼에 투신하는 것이고, 욕심에 의한 결혼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름 계산이 깔린 결혼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후자가 전자보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것이 인정하기는 싫을지 몰라도 더 많은 비중을 지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만으로 결혼하는 것보다 배우자의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여 결혼에 이른다는 것이죠. 어찌보면 이것이 굳이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감정에 의존한 결혼에 불 같은 감정이 사그라들고 나면 결혼할 당시의 감정이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작용하기에, 어느 정도의 현실감을 가지고 중요한 결정을 해야 마땅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곤 했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결혼을 하기가 매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호감이 가고 결혼을 생각할만한 대상이라면 상대방을 바라보며 자신을 함께 보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상대의 결점이 마음에 걸리면 나의 단점을 찾아 상쇄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이 비슷한 점수를 줄 수 있고, 장점의 점수도 같이 매겨 나갈 수 있다면, 서로 잘 맞추어 살아가려는 노력만이 결혼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즉, 상대의 외모가 조금 아쉽고, 학벌이 조금 딸리고, 직장이 조금 못 해 보이면 나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단점들을 떠올려 같이 점수를 매겨보아서 서로의 점수가 비슷하면 결혼을 위해 ‘짝 맞추기’는 그리 잘 못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죠. 상대의 점수만 70점이다 60점이다 하면서 자신의 점수가 몇 점인지 모른다면 평생 100점 상대를 원하게 되고 결국 결혼은 해 보지도 못하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성스럽고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을 점수로 표현함이 너무 속물스러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려운 일일수록 단순화 시켜 생각하고자 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의 단점만 보지 말고 나의 단점도 눈여겨보자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서로의 단점을 인정하고 극복하면서 서로 잘 맞추어 살아가자는 것이죠. 허물이 없는 사람이 없고 완벽한 인격을 지니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하므로 우리는 서로의 허물을 들추어내며 공격을 하거나 실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아픔까지 덮어주고 사랑할 수 있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그동안 수립해 온 저변의 사견을 일축하고 존 비비어 목사님의 책을 통해 느낀 바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저자는 목사님답게 성경에서 결혼의 의미를 명쾌하게 찾고 있었습니다. 결혼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가장 먼저 세우신 제도로서 인간의 길을 인도하셨다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를 통해 인간은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서 생육하고 번성하기를 원하신 것이죠. 인간의 번성은 결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짐승들의 경우와는 구별되는 것입니다. 인간 삶의 첫 번째 목적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면, 결혼의 목적은 사랑이신 하나님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이 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결혼은 생명나무와 같아서 매일, 매달, 매해의 삶에 따라 그 나이테가 다르게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는 결혼을 하면서 당시의 사랑이 식지 않고 영원하기를 맹세합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도 않고 첫사랑의 열매처럼 달기만 한 것도 아니죠. 이 책은 비비어 목사님의 부부가 너무도 솔직하게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치부까지 낱낱이 드러내서 결혼 생활의 어려운 과정들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18개월간 지속적으로 다투고 반목하던 시절을 겪어내고 다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생생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비비어 목사님의 부부가 너무도 솔직하게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치부까지 낱낱이 드러내서 결혼 생활의 어려운 과정들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18개월간 지속적으로 다투고 반목하던 시절을 겪어내고 다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생생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서론에서 우리 결혼 생활의 러브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어떠한가에 따라 우리는 아름다운 사랑의 얘기를 써 갈 수도 있고, 파국을 향해 돌진할 수도 있는 것이죠. 여섯 파트로 나눠진 이 책에서 우리는 결혼에 관해 깊은 묵상을 할 수 있습니다. 결혼을 결심하면서 우리는 흔히 '결혼만 하면 행복해질 거야!' 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게 됩니다. 사실 결혼을 설계하신 분의 ‘처음 계획’은 너무도 아름다운 사랑의 완성에 있고, 결혼은 하나됨이므로 영적인 서약이고 이는 자기 희생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결혼을 향한 큰 뜻은 상호 성장에 있음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부부는 비전을 품어야 합니다. 부부가 결혼생활을 통해 함께 이루어나가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 를 세우라고 조언하면서 그러한 공동의 목표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질문들을 하나씩 읽어 나가다보면 결혼이 '육아' 보다도 '부부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결혼과 함께 자연스럽게 출산을 경험하는 것이 보편적이고, 육아는 의무이기도 하고 고귀한 사랑의 실천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그보다 '결혼' 안에는 확실히 자녀보다는 부부 두 사람이 한가운데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부의 목표는 남편과 아내가 하나님의 비전과 접속하여 시작보다 끝이 더 멋진 삶을 기대하며, 함께 결승선을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결혼 초기에 멋진 목표를 정했다고 칩시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수 많은 도전을 던져주게 되지요. 경제적 문제, 성격의 차이, 양가의 다른 문화와 가풍, 육아를 둘러싼 의견 대립, 상대의 배려만 요구되는 이기적 생활,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를 향해 바뀌기를 기대하고 종용합니다. 그러나 변화는 ‘나의 회개’에서 시작된다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세상의 그 어떤 사람들보다 상대의 단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단점만을 지적하게 된다면 두 사람의 가는 길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길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결혼 생활을 통해, 또는 삶의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을 쓴 뿌리라고 하지요. 마음의 쓴 뿌리부터 청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용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은 독살되고 맙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내재된 모든 두려움은 하나님께 맡겨 드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직 말씀으로 가문의 저주를 끊고, 비현실적인 기대의 덫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에 접속하면 우리 부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자격을 따지지 말고 아낌없이 사랑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쉽지 않은 얘기지요. 그러나 우리가 성령님께 우리 자신을 내어 드리고 그가 다스리게 하면 이 또한 가능할 것입니다. 남편은 사랑으로 아내를 덮어 주고, 아내는 항상 남편을 지지해 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부는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아픔을 겪은 부부가 있다면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버리고, 서로 '아낌없는 사랑’을 훈련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부부의 침상을 소중히 여기고, 과거의 상처는 반드시 해결하라고 하십니다. 상처가 있다면 대화 또는 해결책을 찾아 풀고 가라는 것입니다. 덮어둔 상처는 재발할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랍니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이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하나님께 달려가서 죄를 이기고 자유함을 누리며, 거룩한 연합을 힘써 만들어 간다면 부부의 삶은 날마다 새로워지고 설정한 목표에 성큼 다가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목사님이 말씀하신 순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의 책들은 거의 두괄식으로 쓰여지고 그들의 평소 표현도 그러합니다. 중요한 것을 항상 앞에 두는 경향이 강합니다.
목사님께서는 우리 부부들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아직 늦지 않았다, 오늘 시작하라" 고 권면하십니다. 우리 가정이 다시 에덴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한 없이 힘든 길에서도 모퉁이만 돌면 돌파구가 보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의 말을 해야 합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살리는 말을 하는 습관을 지녀야 합니다. 언제나 상대를 무시하고 죽이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을 보면 '혀는 살리는 힘과 죽이는 힘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믿음으로 아직 없는 것들도 있는 것처럼 부를 수 있다'(잠 18:21, 롬 4:17 참조)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우자의 사랑 코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게리 패츠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읽어보면 사랑의 언어에도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죠.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육체적인 접촉, 봉사’ 가 바로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인데 사람마다 제1의 사랑의 언어는 달라서, 이 사랑의 언어가 다를 경우 서로 사랑하고 있음에도 상대가 사랑을 알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저자가 이야기하는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제1의 사랑의 언어로 구사하는 것을 배우게 되면 상대방의 행동에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를 배우자에게 두고, 당신만의 아름다운 결혼생활을 디자인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끝으로 ‘먼저 구원의 문제를 해결하라’ 고 전합니다.
결혼 생활은 한 번 정한 파트너와 긴 여행을 함께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떠나지만 긴 여행을 하다 보면 피곤이 몰려오고, 짜증도 나고, 함께 간 파트너가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여행자는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긴 여정을 함께 하는 데 있어 목표를 반듯하게 설정하고 나아가야 하는 것만큼이나 인상깊이 남은 목사님 내외의 충고는 바로 ‘섬김’ 이었습니다. 그동안 예쁘게 써보지 못한 사랑의 이야기를 알차게 써내려가는 여행을 다시 떠나기 위해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본문을 인용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 우리 모두가 결혼생활 속에서 갈망하는 만족과 목적과 사랑을 이해하는 유일한 길이 있다. 그 큰 비밀을 맞닥뜨릴 준비가 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섬김이다.
당신이 꿈꾸는 결혼생활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배우자를 섬기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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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이혼’이라고 말한다. 하늘은 ‘연합’이라고 말한다.
땅은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하늘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땅은 ‘거절’이라고 말한다. 하늘은 ‘수용’이라고 말한다.
땅은 ‘너는 나에게 빚을 졌어!’라고 말한다. 하늘은 ‘내가 거저 줄게’라고 말한다.
땅은 ‘보복’을 말한다. 하늘은 ‘용서’를 말한다.
땅은 ‘나는 너의 종이 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 하늘은 ‘나는 너의 종이 될 거야’라고 말한다.
땅은 ‘나는 너의 약점을 경멸해’라고 말한다. 하늘은 ‘나는 너의 가능성을 보고, 내 사랑으로 너의 약점을 덮어 줄 거야’라고 말한다.
땅은 ‘넌 나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않아’라고 말한다. 하늘은 ‘나는 너의 필요를 채워 주기 원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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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언어로 말하려면 먼저 그의 말씀을 알아야 한다. 그 말씀이 비전을 바꾸고, 우리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말하게 한다. 우리의 말을 믿음의 방언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단순히 긍정적인 말이나 감정적인 낙관론에 관한 것이 아니다. 약속된 것에 대한 확실한 믿음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당신의 세상을 만들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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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생명나무와 같다
경건한 결혼은 생명을 보존하는 나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유산과 친밀한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틀을 제공한다. 우리가 결혼을 소중히 여기고 부부간의 도리를 지키며 서로 깊이 사랑하는 것을 하나님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그것이다.
에덴동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굳이 관계 전문가가 말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많은 결혼생활들이 생명을 존속시키는 나무와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혼, 간음, 실망, 불행, 범죄가 결혼생활과 가정을 황폐하게 만든다. 이러한 사랑의 상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결혼의 목적을, 또한 그들이 결혼을 하려고 하는 이유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결혼한 이들은 단지 십자포화 속에서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다. 그들에게 결혼은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 교전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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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의 이야기 :
어떻게 이런 아내와 살 수 있을까
거의 18개월 동안 계속 서로 화를 내며 다툰 적이 있었다. 똑같은 말싸움이 반복해서 모습을 드러냈다. 심지어 아이들 앞에서도 서로 교묘하게 공격했다. 큰 아이들은 눈치를 채고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제발 저녁 먹는 동안에는 이런 얘기 좀 안 할 수 없어요?” 우리의 고통과 불화 때문에 집 안에는 항상 긴장감이 맴돌았고, 그렇게 우리 가정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어느 날 밤, 평상시처럼 서로를 질타하다가 내가(존) 집을 뛰쳐나와 버렸다. 리사에게 몹시 화가 났고, 곧바로 하나님께 불평하기 시작했다. 리사의 단점과 근시안적인 태도에 대해 한탄했다. 하나님이 비협조적이고 쓸데없이 비판적인 아내를 내게 주셨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아내와 계속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 하나님이 주신 응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성령님은 나의 딱한 처지나 내가 처한 고통에 대해서는 전혀 말씀하지 않으셨다. 대신 이렇게 속삭이셨다. “아들아, 리사에 대해 감사한 점 한 가지를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내게 감사하길 원한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마침내 나는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아내는 좋은 엄마예요.” 그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 순간, 영혼 속에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하나님께서 계속하라고 부추기셨다. 나는 “주님, 리사가 정말 요리를 잘하는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더 많은 말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마치 기관총마냥 리사의 좋은 점들을 계속 쏟아놓았다.
더 이상 리사에게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넌 정말 바보야! 네 아내는 정말 놀라운 사람인데 그녀에게 바보같이 굴다니. 대체 너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 그동안 리사를 얼마나 끔찍하게 대했는지 깨달으면서 마음이 아파 왔다. 그녀는 내가 선택한 아내였고 우리 아이들의 어머니였으며 하나님으로부터 온 절대적인 축복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녀를 나의 사명에 폐가 되는 사람처럼 취급했었다.
집을 뛰쳐나올 때 리사와 나는 서로에게 진저리가 나있었다. 하지만 지금 얼른 가서 그녀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말해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집으로 달려갔다.
2018. 7.6
샘골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