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고함
청년들에게 고함
근자에 들어 3포 세대 혹은 5포 세대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또는 헬조선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에서 더하여 인간관계와 내 집을 포기하는 5포라고 명명하고 이러한 청년 세대를 위로하는 말과 글이 난무합니다. 일각에서는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7포 세대 또는 헬조선이라는 용어도 쓰입니다.
과연 그러한가? 이 시대가 그토록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그 무언가가 부족한 것인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이 청년들을 위로해야 할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가? 혹시 논리적이고 확정적인 증거 없이 시류에 편승하여 청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 돋우기는커녕 자라나는 꿈의 새싹을 짓밟아버리고 있지는 않은 것인가? 우리는 진중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필자도 이제 기성세대의 연배가 되고 보니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위해 달려가기보다 때로는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가 바르게 가고 있는가를 곱씹어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청년들을 괴롭게 하고 있는가? 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보거나 이러한 세대론에 편승하는 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노력해도 집을 가지기 힘들고, 기존에 형성된 경제적 벽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출발선상의 조건이 너무도 불평등하고 이러한 현실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 싫어서, 결혼도 하기 싫고 출산은 더더욱 하기 싫다고 합니다. 그러면 연애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요동치는 연애의 감정마저도 포기해야 할 만큼 이 시대가 청년들에게 암울함만을 던져주고 있는가?
일본에서도 ‘사도리세대’라고 하여 ‘세상을 달관한 세대’라고 현세대를 부르는 것을 들었습니다. 사도리라는 것은 득도(得道)를 의미하는데 사회가 요구하는 기대로부터 벗어나 무욕의 삶을 추구하는 청년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도를 얻어 달관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라 체념을 통해 꿈의 상실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왜 그러는 것일까요? 일본은 세계 경제 대국으로 경제적 여러 방면에서 그 순위를 세계 2~3순위에 올려놓고 있고, 특히 아베 총리가 집권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양상에서 벗어나 다시 경제적 호황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마도 유사 이래 가장 눈부신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으며, 다소간 미래의 청사진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또 그리 암담해 하면서 주저앉아 울고 있을 상황도 아니라고 봅니다. 50대를 살고 있는 필자의 세대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을 향해 가는 갈림길에서 경제의 첫 흥함 가운데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려서는 밥세끼 먹고 건강하게 지내면 그저 좋았고, 우리의 부모님들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는 이념 아래 자신의 허리를 부여 잡고 당신의 호의호식을 마다한 채 가정의 흥생을 위해, 최소한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 보겠다는 모진 각오로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쉼 없이 일했고 필자의 세대는 그 혜택을 누리며 자라게 되었습니다. 지금 팔순의 언저리에 계신 어르신들의 삶은 그야말로 이 나라의 오늘을 만드신 산업의 역군이셨죠.
1962년까지 일인당 국민소득(GNI) 100불도 안 되던 이 나라의 경제를 77년도에 천불을 넘어 서게 하고, 89년도에 5천불 돌파, 94년에는 대망의 만불을 넘어서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제 성장의 기적이 이 땅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2016년 통계로 $27,561을 기록하고 있답니다. 어디에서 이런 나라를 볼 수 있을까요. 1990년대 중반 참혹했던 36년간의 일본 식민지 시대를 지나 겨우 독립의 기쁨을 맛보나 하던 중 북한의 남침으로 국가는 잿더미로 변하고 정말 끼니를 잇지 못해 얼굴이 누렇게 뜨고 인사가 식사했냐고 물을 만큼 가난했던 이 나라가 전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유일한 국가, 세계 경제와 국력의 잣대로 비견되는 올림픽에서 1984년 이래로 10위권 이하로 내려가지 않은 나라, 미국 LPGA 투어를 한국인으로 도배를 하는 나라, KPOP이라는 장르로 세계 젊은이의 문화코드를 선도해 가는 나라, 한류 열풍이라 불리우며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젊은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과 이익 그리고 매니아층을 형성하는 애플이라는 기업을 넘어서는 삼성이라는 회사의 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여권을 가진 나라, 세계 어디에서나 한국이 만든 전자 제품과 자동차를 볼 수 있고 가지고 싶어 하는 나라, 지금도 연평균 소득 성장률 3% 이상을 유지하는 나라, 이제는 한국인임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 이 나라가 우리 나라입니다.
공산 치하에서 그야말로 일당 아니 일인 독재로 끼니도 제대로 못 이어가면서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개인의 생각마저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북한이 우리의 동포임을 망각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합니까. 아직도 세계 인구의 30%인 20억 명의 인구가 하루에 소비 가능소득이 1달러에도 못 미치는 절대적 빈곤 내지는 2달러 이하의 상대적 빈곤에 처해 있는 현실에서 우리 청년들은 무엇을 생각해야 합니까. 과연 우리의 청년들은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희망이 없는 시대를 살아야 마땅할까요?
왜 이런 말들이 나왔을까요? 이러한 말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간악한 무리들이 국민의 정신을 좀 먹게 만든 점도 있겠으나 결론은 나와 있습니다. 행복을 추구하고 꿈을 품고 희망을 노래할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의 가치를 가지지 않고 진리 위에 바로 서지 못함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자신을 준비하고 단련해 나가는 노력을 하는 것보다, 흘러가는 강물 위에 자신의 몸을 띄워 보내며 시류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망이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부유하는 나뭇잎 같은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청년들의 아픔을 이해 못 하는 기성세대라고 폄하되어야 마땅할까요? 저는 우리의 삶이 진리 위에 바로 서기를 원합니다. 세월이 흘러가고 상황이 바뀌어도 절대불변하는 진리 위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고, 살아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하며, 꾸준히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꿈을 추구해 간다면 우리의 청년들은 결코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포기할 필요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돈’을 지존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하고 꿈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물거품처럼 사라질, 쓰고 나면 그만일 허상을 자신의 꿈과 바꾸지 않기를 바랍니다. 거기에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빼앗기지 말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진리의 반석 위에서 쌓아 가십시오. 길을 가다 돌아 봐도 쌓여가는 자신의 삶의 가치가 빛나 보일 수 있는 그런 일을 묵묵히 해 내십시오. 혼자서 외롭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제가 믿는 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마지막에 우리 인간을 만드신 후, 우리에게 '이 땅의 모든 것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창조주는 우리에게 권세와 능력을 주시면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담대하게 가치 있는 삶의 길을 가면서 인내하고 기도하면서 희망을 잃지 말고 새 일을 이루실 하나님을 기대하면 됩니다. 한자성어처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길을 가시는 하나님을 벗 삼아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017. 12. 26.
샘골길에서